제목부산 해파랑길 1~3코스를 걷다2020-08-05 17:29:31
카테고리기타 여행지
작성자user icon Level 1

 해파랑길을 걷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낯 선 이국의 풍경을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사도 요한이 걸은 길, 그 길을 걸으며 나의 나약한 믿음에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길이 800km, 35일 동안 계속 걸어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 특히 한국 사람들이 다녀왔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괴롭히던 문제와 갈등을 해소했다고 한다.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아니 원초부터 재점검하는 길이되었다.나이 60이 넘은 고등학교 동기들도 몇 명 다녀왔다. 발이 부르트고, 신발이 헤지고, 짐은 무거워 가다가 버리고 숙소는 열악하여 빈대에 물려 고통스럽기도 하단다. 빈대에 물려 되돌아온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가고 싶다. 시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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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과연 선망만 가지고 그 먼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고통 속에서 나를 만나 나를 찾고 싶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깨닫고 싶다. 30여일 넘게 걷다보면 그렇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고통스런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어진다고 한다.

 

가자. 그러나 사전에 체력을 단련하자.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훈련하자. 어디가 좋을까? 그래, 해파랑길이다. 해파랑길을 걷자. 부산에서 고성까지 770km의 해파랑길은 산티아고순례길과 거리가 비슷하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고성까지 계속 걸어야 제대로된 훈련이다.

 

혼자 걷는 게 좋지만, 한국은 숙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스페인의 숙소는 저렴하다. 그러나 한국은 1박에 3-4만원 줘야 한다. 게스트하우스가 잘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 걸어야 나의 문제를 깊이 성찰할 수가 있지만 친구하고 같이 가기로 했다.

 

창섭이에게 같이 가겠느냐고 물었다. 좋다고 한다. 기왕이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 함께 가자고 한다. 본래의 의도가 퇴색되겠구나.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가는 것도 좋겠지. 신우회에 공지했다. 김영일, 김선영, 김춘도, 한 준이 같이 가기로 했다. 6명이 함께 떠난다.

 

계획을 세우다.

 

해파랑길 부산코스는 1-4코스로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하여 진하해변에서 끝난다. 그러나 우리의 일정은 23, 그래서 1-3코스만 걷기로 했다.

 

6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혼자 가면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쉬고 자면 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체로 가면 나는 없어진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걷기가 되어야 한다. 우선 숙소가 문제다. 다행히 휴가철이 아니라서 숙소는 찾기가 쉬우리라.

 

막상 숙소를 찾아보니 만만치가 않다. 숙소는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6명이 함께 자야 한다. 해파랑길 걷기에 적절한 곳에 있어야 한다. 숙박 관련 앱 4개를 깔았다. 부산 해파랑 길의 코스 구간 별 숙소를 찾았다. 마땅한 곳이 없다. 지도에 숙소로 표시된 곳의 위치를 확인하고, 적당한 곳을 선정하여 전화를 걸었다. 그래도 마땅한 위치에 우리가 원하는 가격의 숙소는 없다. 1인당 하루 밤에 2만원 이하가 우리의 가격 한계다. 그 이상의 호화로운 곳은 우리에게 맞지 않다. 경제적으로 그 정도의 여유는 되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머비앤비로 찾아봤다. 한참을 뒤지다가 요행히 광안리 해변 뒷골목의 숙소를 발견했다. 2, 거실, 취사 가능, 세탁기 구비, 111만원 정도다. 그래 여기다. 아예 이틀 밤을 예약했다. 부산은 교통이 좋으니 대중교통으로 다음 코스 시작점으로 가서 걷고 다시 대중교통 타고 돌아오면 된다.

 

식당은 숙소 주인에게도 물어봤고 아는 사람에게도 부탁했지만 여의치가 않다. 그냥 그때 그때 선정해서 먹기로 했다. 다만, 부산에서 잘하는 대구탕집은 내가 가본 적이 있으니 그 곳은 미리 계획에 넣었다.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가다.

 

새벽에 첫 KTX를 타고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러면 도착해서 바로 걸으면 된다. 하루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영일이가 도저히 새벽에 나올 수 없단다. 수지에서도 산 쪽으로 더 들어간 곳에 살아서 불가능이다. 하루 전 서울에 와서 자면 모를까.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대안은 버스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밤 1158분에 떠나는 버스가 있다. 소요시간이 얼추 5시간은 걸린다. 달리는 버스에서 잠이 잘 올까? 근래들어 잠을 잘 못자는 내게는 그게 제일 문제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다른 대안이 없다.

 

20181015, 그날은 고등학교 동기들의 정례 둘레걷기도 있는 날이다. 밤에 부산에 내려가는 우리 일정을 생각해 둘레걷기는 오후에 만나 걷기로 했다. 가는 곳도 하늘공원, 간단한 곳으로 잡았다. 둘레걷기를 마치고, 둘레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동서울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830, 3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선영이와 영일이는 당구를 쳤다. 나머지 네 사람은 2층 대합실 의자에 쭉 미끌어지듯 몸을 펴고 앉아 지루한 시간을 기다렸다. 둘레 걷기로 몸이 피곤하여 당최 아무것도 하고픈 생각이 없다.

 

11:58, 버스는 시간을 맞춰 동서울터미널을 장구벌레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우등버스 안락한 의자에 몸을 편히 앉혔지만 피곤이 가시지 않는다. 다행히(?) 내 옆에는 여자 분이 앉았다. 50대 아줌마다. 잠은 오지 않는다. 한참을 가다 옆에 분에게 말을 걸었다. 부산에서 민박을 한단다. 아주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느라 지루한 줄 모르고 갔다. 물론 그래봐야 30분 정도밖에 얘기를 못했지만. 창섭이나 준이나 잠 잘 자는 친구들은 깊이 곯아떨어져 있다. 부럽다. 뒤쪽에 앉은 다른 친구들은 부러운 눈치다. 사심이 없어 어떤 여자라도 말을 쉽게 건네는 나를 보고 묘한 생각들을 한다. 마치 내가 여자하고 썸씽을 잘 만드는 것처럼. 억울하다.

 

노숙자가 되어보다.

 

새벽 4시 조금 넘었다. 해운대 버스정거장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렸으나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다. 버스는 아직 기지개를 펴기 전이다. 어쩌다 택시만 지나간다. 길에서 서성이다 지하철 입구가 보이기에 그리로 내려갔다. 화장실에서 급한대로 세수를 했다. ‘어쩌지?’ 새벽 공기가 다소 쌀쌀하다. 지하철 안에 잠시 머물렀다. 이참에 지하철 시멘트 바닥에서 잠 좀 자봐? 완전히 노숙자 신세가 됐다.

 

오륙도해맞이공원으로 가다.

 

5시가 좀 넘어 밖으로 나왔다. 버스앱으로 보니 서너 정류장 전쯤에 버스가 오고 있다. 해오름을 보러 오륙도해맞이공원으로 가야 한다. 택시를 타고 가기에는 좀 아깝다. 버스가 있는데. 기다려 버스를 탔다. 광안대교를 달린다. 해변에서 바라만 봤던 광안대교 위를 달리다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광안리 해변에는 가로등불이 환하다. 거꾸로 보는 느낌도 좋구나.

  

30분 정도 걸려 오륙도해맞이공원에 도착했다. 스카이워크는 9시가 돼야 개방한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의 난간에 가슴을 기대고 아직 동이 트지 않은 바다를 바라본다. 잔잔하다. 오늘따라 사람들의 잠을 깨우기 미안해서 그런가보다. 서늘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노라니 먼 수평선 아래서 한 가닥 떠오르는 햇살이 흘러나온다. 그 빛에 오륙도 섬들이 어슴프레하게 변한다. 드디어 잠이 깨는 것인가? 밤새 공원을 밝혀온 가로등이 분위기를 더욱 고요하게 만들었다.

 

떠오르는 해가 보내주는 실가닥 만한 빛과 가로등 불빛에 섬의 자태가 큰 곰처럼 우뚝하니 눈앞에 다가온다. 10월이니 아직 해가 뜰 시간은 아니다. 그래도 수평선과 하늘은 구별이 된다. 오륙도 섬들도 또렷하게 보인다.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도 마음으로 다가와 함께 흔들린다. ! 좋구나! 새벽은 무조건 좋다. 산사에 있어도 좋고 지금처럼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도 좋다. 더 바랄 것이 없다. 이 자체로 만족이다. 욕심은 다 씻겼다. 바다는 나를 용서하고 포용한다. 내 마음이 이리 편한 것으로 알겠다. 마냥 이렇게 서 있고 싶다. 바다를 계속 바라만 보고 싶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 마다~♪♬어디선가 노랫가락이 흘러든다. 아니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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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으로 아침식사를

 

배가 고프다 한다. 나도 그렇다. 아침을 먹어야 할 시간이 됐다. 버스를 타고 15분 걸려 다시 가까운 시내로 나갔다. 이곳, 오륙도해맞이공원은 산 위에 아파트 밖에 없다. 다소 번화한 곳으로 나와 식당을 찾았다. 아침 식사가 되는 식당이 없어 조금 헤맸다. 그러다가 돼지국밥집을 발견했다. 모두가 다 돼지국밥을 시켰다. 돼지국밥은 처음이다.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따스하고 얼큰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이 풀린다. 피곤이 가신다. 식당에서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눴다. 어디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8시에 15분 쯤 다시 오륙도해맞이공원애 도착했다. 스카이워크가 개방하는 9시까지 용변도 보고 다시 세수도 했다. 해는 이미 많이 솟아 있었다. 아쉽다. 9, 스카이워크에 발을 디뎠다. 천으로 된 덧버선을 신발에 신었다. 스카이워크의 유리바닥에 흠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발 아래로 한참 밑의 바다와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내겐 아무 스릴을 주지 못한다. 나는 높은 타워의 유리바닥에도 아무런 동요 없이 잘 서있고 눕기도 한다. 그러나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아니면 무서움을 많이 타는 친구는 아찔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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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스를 걷다.

 

오늘의 목표는 해운대다. 17.8km를 걸어야 한다. 6시간 소요된다. 시작은 오르막이다. 길가에 쑥부쟁이가 많다. 만발했다. 언덕 위에는 고층 아파트가 빽빽하다. 산 위에 고층 아파트라. 참 높아 보인다. 전망이 기막히겠지. 태풍이 오면 무섭지 않을까? 바닷가는 염분에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에 녹이 잘 슬텐데. 허구헌날 바다만 바라다 보면 지겹지 않을까? 우울증이 생긴다고도 하던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언덕길을 오른다. 언덕을 오르면 이기대가 시작된다. 풍광이 좋다는 곳이다.

기암괴석이 눈에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절벽 아래 갈라진 틈으로 밀려들다가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은 나의 근심을 산산히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가다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절벽 위에 난 산길이 구불구불 끝없다. 한참을 갔는데도 뒤돌아보면 오륙도가 보인다. 아름답다. 참으로 멋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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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과 만나 달리고 있는 산길을 따라 걷는다. 풍광이 좋아 가다 쉬고 풍광 보고 하면서 걸었다. 길도 잘 정비되어 걷기에도 편하다. 내리막 계단이 길게 있는가 하면 평평한 방부목으로 만든 길도 한참 이어졌다. 그러다 다시 계단을 오르고, 숲의 흙길을 걷는다. 벤치가 있는 곳에서 앉아 쉬면서 얘기 나누다 다시 걸었다. 흔들다리도 건넜고 해변가 자갈도 밟으며 걸었다. 바다가 쏟아 내는 풍부한 음이온과 시원한 바람으로 몸은 조금 힘들지만 걷기에는 아무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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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아래에 의자가 놓여있다. 피곤한 몸이 잠시 쉬어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벤치다. 우리는 그런 장소가 나타나면 어김없이 잠시라도 앉아서 노닥거렸다. 좋은 날씨, 푸른 바다와 넘실대며 달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소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기랴. 대화가 즐겁고 바람과 파도소리가 지친 몸을 어루만져준다. 걷는다는 것의 즐거움이, 특히 친구들과 함께 걷는다는 것의 즐거움이 이런 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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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가에 높은 빌딩이 보인다. 광안대교도 보인다. 이제 얼마 안가면 광안리 숙소다. 짐은 숙소에 두고 남은 길을 걷기로 했다. 숙소 주인의 양해를 받아놨다. 광안리 해변에 도착하기 직적의 길이 지루하다. 넓은 시멘트 포장길인데 직선이다. 2km 정도의 직선은 지루하다. 시골길은 구불구불해서 정감 있고 걷기에 오히려 좋았었다. 시멘트 포장길에 직선이라니... 현대는 인간미가 없다. 길에서 단박 드러난다. 그래도 어쩌랴. 나도 현대인인 것을. 인내로 걸었다. 그대로 바다 곁을 걷는 길이라서 참을 만했다. 더구나 아름다운 광안대교를 보며 걷는 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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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니 어느새 광안리에 도착했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넓은 모래사장, 파라솔, 해변의 높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름이라면 해수욕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겠지만 철 지난 해수욕장은 한산하다. 숙소를 찾아갔다. 숙소에다 짐을 두고 홀가분하게 걸을 것이다. 숙소 주인과 그렇게 하기로 미리 합의를 했다. 숙소는 해변가에서 뒤로 두 번째 건물이다. 창밖으로 해변이 보이지 않을 뿐 해변가나 다름없다. 우리가 예약한 3층 숙소는 방 둘에 작은 거실과 기타 세탁기, 냉장고, 취사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었다. , 거실에서 각각 두 명씩 자면 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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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까지 와서 감자탕과 짬뽕을 먹다

 

짐을 두고 숙소를 나와 근처에서 감자해장국을 먹었다. 아침 먹은 것은 이미 다 소화가 된 상태라 많이들 시장했다. 시장한 만큼 점심이 맛있었다. 부산까지 와서 감자해장국을 먹다니, 좀 어울리지는 않지만 가성비를 고려하고 미리 찾아놓은 음식점이 없어 그렇게 했다.

 

점심 후 해파랑 1코스의 남은 길을 걸었다. 1코스는 17.5km로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해운대까지다. 광안리가 반이 조금 넘는다. 그래도 아직 한 참 더 걸어야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이고 길이 좋아서 걷기는 편하고 좋았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대화도 나누고 몸도 쉬고 바닷바람도 충분히 즐겼다.

 

광안리해변을 지나 민락수변공원을 통과하여 민락수변로를 걷다보니 바닷가 길 아래 계단에 집채만한 바위가 성큼 올라와 뒤집어져있다. 저 무거운 돌이 어찌 저기 있을까? 태풍에 의한 파도에 들려왔단다. 파도의 엄청난 힘, 아니 자연의 거대한 힘이 그 바위에 묵직하게 담겨있다. 선영이가 내려가 바위 옆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본다. 우리는 해안로에 설치된 정자에 앉아 전도 나온 중년의 여인네들이 권하는 차를 받아 마시며 또 담소를 즐겼다.

 

그리고 다시 걷는다. 센텀시티의 고층빌딩, 유리로 뒤덮인 건물들, 함께 모여 멋진 모습을 만드는 빌딩숲을 보며 부산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정말 멋있다는 감탄을 한다. 건물로나 경치로 보면 부산이 서울보다 훨씬 낫다. 동백섬으로 들어섰다. 누리마루는 시간이 늦어 문이 닫혔다. 산책하듯 동백섬길을 걸었다. 이제 해운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동백섬을 돌아서니 문제가 된 엘시티100층은 되어 보이는 높은 건물 3채가 눈에 들어온다. 정말 높다. 아직 공사 중이지만 높이는 다 올라간 듯하다. 해운대 해변의 모래사장을 걸어 1코스 끝에 도달했다. 어둠이 내렸다. 몸이 지쳤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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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광안리로 돌아왔다. 간단히 씻고 중국식당에서 짬뽕과 탕수육을 먹었다. 부산에 와서 아침 돼지국밥 이외에 두 끼는 부산음식을 먹지 않다니 여행의 중요한 부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식사 후 친구들은 맥주 마시러 가고 나는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밤 12시가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할 상황인데도 피곤을 모르겠다. 여행은 나도 모르게 힘을 주는 모양이다.

 

첫날 나는 선영이와 같이 방을 썼다. 선영이도 나도 잠에 있어서는 조금 예민한 편이다. 더구나 모기란 놈이 왱왱거리며 날아와서 귀찮게 하는 바람에 더 신경이 쓰였다. 나도 외지에 나오면 잠이 더 안 온다. 우리 둘이는 밤새도록 몸을 뒤척였다. 선영이는 잠도 이루지 못하고 중간에 모기 잡는다고 움직였다. 다행히 내게는 모기가 잘 덤벼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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