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한달살기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3-4일 여행을 해서는 매번 여행지에서 해본 것보다 아쉬워하는 마음이 더 커져서 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난 뭐든지 천천히 오래 하면서 깊이 느끼는 편이라 수박 겉 핥기식 여행 말고 살아보는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사실 나에게 한달살기는 ‘20대인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라기 보다는 ‘한달살기 경험을 빨리 시작해야 남은 생 동안 계속하지’였다. 빨리 달려가는 20대도 있는가 하면, 나처럼 천천히 오래 걷고 싶은 20대도 많으니까.

 

다낭 한달살기를 준비하기, 근데 정보는 도대체 어디에?

동남아 국가를 좋아하는 나였지만, 베트남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없었다. 베트남 옆 나라인 태국은 두 번 가봐서 어떤 느낌인지는 알았지만, 베트남은 태국과 비슷한 듯 아닌 듯, 중국과 비슷한 듯 아니었다. 여행 준비를 위해 네이버 블로그, 백과사전,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사진 등을 찾아봤는데 전체적인 느낌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달살기와 여행은 비슷한 듯 다른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낭 첫 만남, 근데 좀 이상하다

다낭에 도착한 첫 주에는 관광지와 첫 번째 숙소에 머무르면서도 도대체 다낭은 어떤 분위기의 도시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또,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다낭 맛집 BEST5 같은 유명 식당을 여러 군데 가봐도 그저 그런 맛이었다. 진짜 베트남 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건지 아니면 베트남 음식은 원래 별로 맛이 없는 건지 고민했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우버 사용이 아주 편리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택시 보다 좋은 차량에 깨끗하며 영어를 할 줄 아는 드라이버가 많고 친절했다.

 

다낭 한달살기 진짜 정보는 여기 있었구나!

두 번째로 묵었던 숙소에서 알바를 하고 있던 베트남 친구와 친해졌다. 평소에도 한국인 손님을 많이 상대하던 그 친구였지만, 우리가 친구로 다가가자 그도 친구로 다가왔다. 그때부터 다낭의 진면모를 즐길 수 있는 정보들을 얻기 시작했다. 

 

#치안

처음 가는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보다 더 먼저 걱정되는 건 바로 치안이다. 관광지야 어느 나라나 소매치기와 안전에 주의해야 하지만 베트남

직접 체감한 다낭과 호이안의 치안은 아주 좋음이었다. 물론 늦은 시간에 굳이 안전하지 않을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그리고 베트남 친구들과 현지에서 만난 다낭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베트남은 외국인 상대의 범죄는 처벌이 아주 강해서 치안이 좋다는 것이었다. 비록 휴대폰을 선베드에 두고 바닷가에서 놀다가 휴대폰을 도난당했지만, 관광지나 거리를 걸을 때 소매치기의 위협을 받는다거나, 무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전혀 없었다.

 

#음식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다낭 맛집 BEST5 같은 식당들은 내 입맛에 크게 와닫지 않았다.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데다가, 다낭 현지 물가에 비해 말도 안 되게 뻥튀기를 해서 돈을 받았다. 하지만 베트남 친구가 가르쳐준 맛집을 가보고는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갔던 식당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위 ‘비싸고 맛없는 곳’ 이였구나. 그리고는 베트남 음식을 정말 맛있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다.

 

#안마

감히 말하자면, 베트남은 안마를 받는 나라가 아니다. 태국 안마가 워낙 유명해서, 같은 동남아 국가가 안마로 유명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태국은 타이 마사지의 역사를 가지고 안마샵도 많고, 매우 싸고, 안마를 잘 한다.(물론 잘 하는 곳은) 하지만 베트남은 물론 한국 안마 가격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지만 흔히 태국에서 많이 하는 “1일 1안마”처럼 받아보기에는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베트남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이 안마를 찾다 보니 안마 상품이 만들어진 느낌이랄까.

 

#교통

현지 사람들 대부분이 바이크를 이동 수단으로 주로 사용했고, 그다음은 자동차였다. 다낭에는 일본 차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한국 차였는데, 자동차 관세가 높아서 경제 수준이 높은 사람만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 다낭에는 지하철은 없고, 버스는 있지만 어떤 나라나 그렇듯, 한국만큼 버스가 잘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한달살기의 주요 이동 수단은 우버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적응 끝, 한달살기의 진짜 시작

‘살기’에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고, 좀 수월해지니까 이제 ‘한달살기’를 즐길 수 있었다. 또 느낀 것은, 다낭은 짧은 여행과 한달살기의 모습이 가장 다른 나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다. 여행자와 나의 한달살기의 경험이 완전히 달랐다. 다낭에서 산다는 것은 흔히들 하는 “럭셔리 풀, 열대나무와 코코넛 주스 한 잔, 아오자이를 입고 핑크 성당 앞에서 인증샷 한 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로 문이 없는 식당에서 이렇게 맛있는데 이렇게 저렴해도 싶나 싶은 국수를 먹고, 익숙해진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우버 기사와 대화하며 베트남의 문화를 배워가는 것이 다낭의 한달살기였다. 

 

한달살기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달살기 경험을 글로 적다 보니, 단순하게 반복되는 의식주에 치중된 생활 같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살던 곳에서처럼 깊은 수준의 생활을 하진 않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져서 기계적으로 “처리”하던 의식주의 생활을 다낭에서는 더욱 깨어있는 정신으로 할 수 있었다. 장을 보고, 우리와 조금 다른 방식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아무런 정보가 없는 식당을 가보고, 낯선 장소에서 집까지 찾아가 보고, 한국에는 없는 액티비티를 즐기며 인생의 전환점을 만드는 시간. 그것이 바로  “한달살기”이다.